[독후감] 불안 (알랭 드 보통)

[어떠한 종류의 '불안'인가?]

 

무대 위에 설 때의 떨림, 고통을 느끼기 전의 두려움 등으로 인한 불안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봤을 종류의 불안. 만족할 만한 '사회적 지위'를 갖지 못했을 때(현재), 갖지 못할 것 같을 때(미래) 느끼게 되는 불안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구성 형식 및 스타일]

 

책은 크게 불안을 느끼게 되는

'원인'과 '해법'에 대한 설명으로 나누어진다.

저자가 나름대로 연구해본 결과를 

각각 5가지 세부항목으로 구분지어 설명한다.

'원인'의 종류는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으로 나누어져 있고

'해법'의 종류는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로 나누어져 있다.

 

소설의 형식으로 쓴 책은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분석해서 쓴 심리학 관련 책이다.

인간의 심리(특히 현대인)에 관심이 있거나,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보면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한다.

 

 

 

 

[인상깊은 구절 및 핵심 내용들]

 

인상깊은 내용이 워낙 많아 전부 소개하기가 힘들다. 책을 통째로 옮겨야 할 것 같다.

흥미를 느끼는 분들은 직접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원인 part-

"누가 우리한테 사랑을 보여주면 우리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의 존재에 주목하고, 우리 이름을 기억해주고, 우리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고, 약점이 있어도 관대하게 받아주고, 요구가 있으면 들어주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관심을 가져주면 우리는 번창한다." (p. 16)

 

"그들(부자들)은 돈만큼이나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존경을 추구한다.

탐미주의자나 쾌락주의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존엄은 거의 모두가 갈망한다." (p. 17)

(→ 애덤 스미스 曰, 부자가 부를 추구하는 이유는 부를 통해 세상의 관심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는 '인간 본성에서 나오는 열렬한 욕구'라고 한다.

인간의 본성이니, 부를 얻기 위해 별 나쁜 짓 다하면서 노력하는 게

나쁜 것이라고 마냥 비난하긴 힘들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의 가치관과 다를 뿐이다.)

 

 

'속물'의 뜻 : 상대방에게 높은 지위가 없으면 불쾌해하는 사람, 노골적으로 사회적·문화적 편견을 드러내는 사람

 

-'속물근성'의 특징-

단순히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 = 인간의 가치'로 해석하는 사람들

가장 큰 관심사항 : 권력, 명성, 업적 등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갈망함 → 언론의 분위기가 그들의 사고를 결정하는 편

 

 

"불평등이 사회의 일반 법칙일 때는 아무리 불평등한 측면이라도 사람들 눈길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대체로 평등해지면 약간의 차이라도 눈에 띄고 만다." (p. 65)

 

'정신적 평온'의 수준 차이 : '중세의 궁핍한 사람들 〉 현대 사람들' 인 경우 多

"사회는 불평등했지만(중세), 그것 때문에 인간의 영혼이 타락하지는 않았다." (p. 66)

 

→ '원시인 - 근대인' 서로 행복수준을 비교해보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 '잠'에 등장하는 세노이족을 생각해보자.

현대 문명으로부터 떨어져 살아가는 부족이지만, 정신적 평온과 행복도는

그들이 현대인들보다 훨씬 높아보인다.

또한, 중세시대의 3계급 구조 '성직자 - 귀족 - 농민'에서 농민이 가장 낮은 계급이라 할 지라도,

농민의 삶이 불행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서로 상호 의존 관계임을 모두가 알고 있었으며(농민이 없으면 귀족도 먹고 살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농민을 찬양하고 노래하는 시가 많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디언들의 생활 : 물질적으론 소박하지만 심리적으론 보람 찬 생활을 함

(근대 상업적 문명으로 퇴보해온 부분. 선망과 갈망에 사로잡히게 됨)

→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 참고

 

 

 

-해법 part-

 

과거, 특히 스페인에서, 대표적인 명예와 관련된 소재가 바로 '결투'

"결투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맞추어 자신을 바라본다." (p. 142)

→ '명예'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의 자기 이미지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좌우되기 때문에 사람들 마음에 자신에 대한 좋지 않은 생각이 자리 잡는 꼴을 보느니 차라리 총을 맞거나 칼에 찔려 죽는 쪽을 택한다." (p. 143)

 

"우리의 자존심 역시 다른 사람들이 부여하는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우리도 성질 급하게 결투에 나서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을지 모른다." (p. 144)

 

 

 

(철학을 통한 극복)

"소크라테스가 장터에서 모욕을 당하는 것을 본 행인이 물었다. "그렇게 욕을 듣고도 괜찮습니까?"

소크라테스는 대답했다. "당나귀가 나를 걷어찼다고 내가 화를 내야 옳겠소?"" (p. 146)

 

마르쿠스 曰,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서 출발하여 자신을 파악하라."

 

"철학은 주류의 가치체계에서는 어떤 사람이 부당하게 모욕을 당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부당하게 존경을 받을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p. 149)

 

 

(철학part 중, 염세주의)

샹포르 曰, "여론은 모든 의견 가운데 최악의 의견이다." (p. 153)

여론에 결함이 있는 이유 : 사람들이 '이성'을 바탕으로 엄격하게 자신의 생각을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

(보통 직관, 감정, 관습에 의존함. 단순화, 비논리, 편견, 천박함 등으로 얼룩져 있다고 판단)

 

 

수많은 철학자들이 말하길, "외부의 인정이나 비난의 표시보다는 '우리 내부의 양심'을 따르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p. 157)

 

논리에 기초해 자신의 가치를 느낄 때의 만족감이 근거가 더 탄탄하다고 주장

 

 

(예술)

예술작품은 세상을 더 진실하게, 더 현명하게, 더 똑똑하게 이해하는 법을 안내해준다.

(ex - 제인 오스틴의 『맨스필드파크』 같은 작품)

 

"다른 사람 내면의 가장 좋은 부분이 우리의 관심을 끌만한 외적인 성취로 표현되는 경우가 드물다."

→ 내적 자아와 비례하지 않는 지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매우 多

(→ 예술적 매체는, 누구도 찾지 않는 무덤에서 쉬고 있는

드러나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가치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고귀한 재능을 발휘하거나 인간의 지식이나 복지를 개선하는 데 목숨을 거는 사람들은

하찮은 존재로 궁핍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다."

 

 

(정치)

사회마다 각기 다른 종류의 사람을 높이 평가함

(고대 스파르타 / 서유럽 '예수 그리스도'의 삶 / 서유럽 1차 십자군 이후 / 잉글랜드 - '신사' / 브라질 - '과묵하고 재규어를 잘 죽이는 사람' 등)

 

매슈 아널드 曰, 부는 행복을 확보하는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

"행복은 영적 활동이며, 그 특징은 친절과 빛과 삶과 공감이 확대된다는 것"

 

 

"모든 시대의 지배적 관념은 늘 지배계급의 관념이다."

(→ 무색무취의 가스처럼, 자연스럽게 사회에 방출됨)

"자신은 그저 오래된 진실을 이야기할 뿐이며, 오직 바보나 미치광이만이 여기에 반대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p. 257)

 

"신문과 텔레비전에 주입되어 있는 물질주의, 기업가 정신, 능력주의에 대한 열망은 체제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한다. 그리고 다수는 이 체제에 의해 생계를 유지한다." (p. 266)

 

 

(기독교)

"기독교적 사고를 따른다면 다른 모든 사람과 같아지는 것은 전혀 재앙이 아니다." (p. 304)

(→ 모든 인간은 신의 피조물이기 때문)

 

모든 사람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지위를 지니고 있음

'세속적 지위' & '영적 지위'

성경에 등장하는 '나사로' : 세속적 지위↓, 영적 지위↑

영적 지위를 높이는 법 : 이웃 사랑, 겸손과 자선, 하나님께 의존하고 있음을 인정 등

 

"그러나 기독교는 단지 물질적 성공보다 영적인 성공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존중하는 가치에 매혹적인 진지함과 아름다움을 부여했다." (P. 316)

 

 

(보헤미아)

- 보헤미안이란?

→ 19세기 초에 등장

→ 특징 : 소박하게 옷을 입고, 도시의 싼 지역에 살고, 책을 많이 읽고, 돈에 별 관심이 없는 편이었고, 다수는 우울한 기질, 물질적 성공보다 예술과 감정에 충실함, 가끔은 얽매이지 않은 성생활을 하기도.

→ 그들에게 중요한 것 : 세상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감정의 주요 저장소인 예술에 관람자나 창조자로서 헌신할 수 있느냐 등

→ '외적'으로는 평범해도, '내적'으로는 풍요롭게 사는 것이 목표였음

 

스탕달 曰, "진짜 부르주아들의 인간과 삶에 대한 대화는 추하고 잡다한 말들의 집합체에 불과하며, 한동안 어쩔 수 없이 거기에 귀를 기울여야만 할 때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P. 328)

 

소로우 曰, "사람은 없이 살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행복해진다." (p. 337)

 

"돈이 없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 자신의 에너지를 사업 말고 다른 활동에 쏟는 쪽을 택했고,

그 과정에서 현금이 아닌 다른 것에서 부유해졌다는 뜻일 수도 있다." (p. 337)

 

"드 비니의 메시지는 재능 있고 감수성이 예민한 시인은 부르주아적 공중의 아둔함 때문에 절망하고, 심지어 자살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었다." (p. 342 - 희곡 '채터튼')

 

 

 

[몇 가지 느낀점들]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인과의 비교' 때문인 것 같다. 책에서도 이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비교 기준은 보통 '사회적 지위'. 명예나 부, 존경 같은 것이 주요 요소가 되겠다.

과거 불평등한 시대엔 낮은 계급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없었다.

하지만 불안함과 불행함을 느끼는 사람은 그 때가 더 적었다고 한다.

그 때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지니지 않아도 '사랑'과 '관심'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농부로서 그 일을 착실히 한다거나, 심성이 착하다거나 등등...

 

지금은 민주주의의 시대로 기회의 평등을 추구하는 시대다. 누구나 노력만 하면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친듯이 노력하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존경스럽게 바라본다.

'능력주의'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허나, 정말로 '기회가 평등'하다는 전제 하에.

글쎄. 지금의 사회가 우리 모두가 노력만 하면 각자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그런 사회의 모습일까?

일단 실제로 기회가 평등하지도 않을테고 무엇보다도,

 책에 소개되는 '보헤미안'들처럼 추구하는 가치가 완전히 다른 사람들도 많다는 걸 인식하는게 중요하다.

위의 인용구와 더불어 책의 345p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보헤미안 시인은 기독교의 순례자처럼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중으로부터 핍박을 받을 수 있지만..."

 

 일자 샌드의 책 '센서티브'에 따르면, 세상 사람들 중 20%는 매우 민감한 성향을 타고난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보헤미안들의 특징이 센서티브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보면 되겠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게' 태어난다. 자신과 다르다고, 주위의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이상하게 보기보다

차이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행복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집단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나쁜 것이니, 없애야한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를 선택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생긴 단점이 바로 '불안감'이니,

이러한 감정에 너무 심하게 빠지지 않도록 각자의 해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 해법의 큰 예시로서 5가지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논하기 이전에, 이미 인간은 사랑과 관심에 대한 욕구를 지니고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현 시대엔 돈, 명성, 영향력 등을 바탕으로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이지,

과거엔 또 다른 기준으로 사랑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안에 떨게 되었을 것이다.

 

.

.

.

 

'철학'part 느낀 점 중 하나는, 확실히 나에게 '이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철학은 이성의 학문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이성의 역할을 크게 강조한다. 이 책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철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불안'은 적절한 수준만 유지되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느낀다. 불안한 마음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큰 동기부여가 된다.

『실행이 답이다』라는 책에선 이 불안감을 적극 활용해 동기부여에 써먹으라고 알려준다.

'그냥 열심히 하는 사람 〈 즐기는 사람 〈 절박한 사람'

이 순서대로 성취도가 높다고 한다. 진짜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아니면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때...

우리나라에선 '비'라는 가수가 그랬고(오디션을 모든 걸 걸었다고 한다.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어서)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 '도스토옙스키'도 그랬다. 책이 안 팔리면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 상황이었으니.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진짜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아야 하는 것인지,

상상만으로 뇌를 속일 수 있는 것인지...이다.

뇌를 속이는 게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절박한 환경까지 마음대로 만들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이러한 불안의 감정을 너무 극단적으로 느끼면 우울증에 심하게 걸려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할 것이다.

이성을 활용해 필요에 따라 감정을 잘 통제해주어야 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중용'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에 있어서든 조화로움, 극단으로 치닫지 않아야 함을 중요시했다.

이성과 감성 역시 어느 한 쪽으로 치닫지 않게 조화로움을 추구해야 하겠다.

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이란 책을 통해서도 그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다.

 

.

.

.

 

"사람은 종자를 여럿 끌고 다니고, 아름다운 궁에 살고,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두 그를 둘러싼 것이지 그의 안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어떤 종류의 영혼이 있는가? 그의 영혼은 아름다운가? 그 영혼은 능력이 있고, 행복하게 갖출 것을 다 갖추고 있는가? 그 영혼의 부는 자신의 것인가 아니면 빌려온 것인가? 운은 관계가 없는가?…… 이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인간들 사이의 엄청난 거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존 러스킨'이란 영국의 한 평론가는 '친절, 호기심, 감수성, 겸손, 경건, 지성'과 같은 부분에서 부유해지길 바랐다.

'매슈 아널드'라는 비평가는 "행복은 내적인 영적 활동이며, 그 특징은 빛과 삶과 공감이 확대된다는 것"이란 말을 했다.

분명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것들. 그래서인지 이러한 것들을 위한 동기부여도 쉽지 않은 것 같다.

'부유함'에 대한 기준이 주관적이란 걸 배운만큼, 조금씩 계속 노력해보자.

'존 러스킨'처럼 내적인 부유함에 집중하면서.

 

.

.

.

 

'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

 

 

 

이는 죽음에 대한 기독교적인 경고로, 세속적인 것보단 영적인 것을 중시하고

저녁 파티보단 진실과 사랑을 중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러시아의 위대한 문호 '톨스토이'는 죽음에 대해 생각한 이후로,

자신이 얻은 부와 명성 등의 부질없음을 깨닫고 『참회록』 쓰게 된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등의 책들은 이 전에 쓰여진 책들로,

톨스토이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 작품들이다)

이후 남은 여생을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살게 된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의 효과는,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로 시선을 돌리게 해준다는 것이다.

만일 내가 시한부 인생이라면? 지금 내게 정말 의미 있는 일들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들을 평소에도 자주 던져야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 '버킷 리스트'나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시한부 삶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다.

이러한 영화들을 아직 보진 못했는데, 시간이 날 때 괜찮은 영화로 하나 골라서 봐야겠다.

 

기독교적 관점에 따르면,

'죽음을 통해 가장 잔인한 교훈을 얻는 사람'

세속적인 것들 때문에 신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이다.

부, 아름다움, 권세, 유명함 등을 신앙보다 중요시하는 사람들...

사실 요즘 나도 그렇다.

예전과는 다르게 하나님과 굉장히 많이 떨어져있다.

'지금 죽으면 지옥가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요즘 들어 참 많이 해본 것 같다.

세속적인 것들에 집중해서라기 보단

그냥 살 만 해서...인 것 같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힘들 때에만 하나님을 찾듯이,

나 또한...

정직한 기독교인의 의무는 '사람의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록'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아 오랜 고민 끝에 이전 공동체를 나왔지만

실상 지금의 나는 발전한 것이 없다.

공동체가 부패할수록 '사람의 기록'에 집중하게 된다고 한다.

내가 먼저 올바르게 변해야 이를 전파할 수 있다고 생각해 공동체를 나왔지만,

옛날보다 더 부패한 상태인 것 같다, 지금의 난.

(스스로는 성장하기 힘든 것인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인 만큼 일단 훌륭한 공동체를 찾으러 가야하나보다...)

 

.

.

.

 

'보헤미아'와 '기독교'의 공통점

사람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물질적'이 아니라 '영적'이라는 것이다.

두 가지 가치를 조화롭게 섞은 삶을 사는 것이 나의 목표다.

그렇다고 '현실'을 외면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보헤미안들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너무 태만히 다뤄,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영적인 일에 관심을 두기 힘들어졌다.

현실에서 세속적인 가치와의 적절한 타협은 반드시 필요하다.

일단 돈이 없으면 먹고 살지를 못하는 세상이니까. 필요한 만큼은 벌어야지. 요즘은 취업도 힘들지만...

사실 바쁘게 짜여진 삶 속에서 틈틈이 생기는 시간만으로도

만족스럽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느꼈다.

그 틈틈이 생기는 시간을 쓸데없이 허비하지만 않으면 말이다.

그러니, 부지런히 현실과 맞서 싸우면서

영적으로도 부유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

.

.

 

- 책의 말미에 나오는 인용구로 마무리 -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는 지위의 위계를 없애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수의 가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 다수의 가치를 비판하는 새로운 가치에 기초하여

새로운 위계를 세우려 했다.

이 다섯 집단은 성공과 실패, 선과 악, 수치와 명예의 구분 자체는 유지하면서,

무엇이 각 항목에 속해야 하는지를 재규정하려 했다." (p. 356)

 

 

 

'인문학 >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후감]《당신이 옳다》 - 정혜신  (1) 2022.09.30
모든 요일의 기록 - 김민철  (0) 2017.09.03
달과 6펜스  (0) 2017.08.27
[독후감] 햄릿 (저자 : 셰익스피어)  (0) 2017.07.29